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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사관의 정립
민족사관 정립에 있어서 세 가지 큰 과제가 있다. 첫 번째는 상고사 부분이다. 우리의 상고사 부분은 중국역사의 한 지류 및 변방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다. 그러므로 상고사 부분은 반드시 바르게 정립되어야 한다. 사실 여기에 많은 노력들이 들어야 한다. 특히 고구려, 발해 역사는 중국과의 갈등이 생길 소지가 많다. 두 번째는 근대사의 정립이다. 우리가 나라를 일제에 뺏기고 나라의 돌립을 되찾기 위해서 어떻게 주체적으로 대응했는지를 살펴보면 돌립운동사가 제대로 정립이 안 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라가 분단되고 좌우가 대립되면서 , 남한의 역사 교과서는 민족독립을 위해 싸웠던 수많은 독립투사들 중 좌파적 사회주의 계열에 소속된 사람들은 제외시켜 버렸다. 그러다 보니 우리 독립운동사에는 나라를 위해 싸운 일이 별로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민족의 독립과 해방이 미국의 힘에 의해 주어졌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된다. 우리 선조가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서 어떻게 일제와 싸웠는지는 10분의 1도 모르고 있다. 또 반대로 북한에서는 항일 독립운동은 모두 김일성과 김일성 가문 그리고 그 주위 사람들이 했을 뿐, 다른 사람들은 별로 하 게 없다고 한다. 이러한 역사의 왜곡으로 인해 북한은 지나친 민족주의로 고립주의의 길을 걷고, 남한은 민족 자긍심이 너무 없이 세계화 추세에 편승해 버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1800년대 후반의 민중의 봉기, 동학민중혁명 등과 같이 민중이 변화된 시대에 어떻게 대응해 왔는지 그리고 그 운동이 어떻게 항일독립운동으로 이어져 왔는지 그들이 나주에 왜 사회중의에 심취했는지 당시 국제 사회주의의 원칙이 어땠는지 등을 알아야 하다. 당시 1국 1당 주의였기 때문에 중국에 있는 우리 좌파 독립운동가들은 모두 중국 공산당 아래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고, 러시아에 있는 사람은 러시아 공산당 휘하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비사회주의 계열인 소위 민족주의 계열의 독립운동에 대해서도 재평가받아야 한다. 총괄적으로 민족의 독립을 위해서 우리 민족이 국내 및 해외 곳곳에서 어떻게 저항을 하고, 어떤 노력을 했는지 이런 것들이 종합되어 정립되어야 한다.
우리에게 또 하나의 큰 문제는 이전에는 열심히 독립운동을 했었는데 나이 들어서 또는 일제의 강고한 탄압시기에 일제에 협조를 했었던 사람들에 대해서 민족 배신자라고 해서 독립운동사에서 모두 없애버리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역사에 남은 독립투사는 일찍 죽었거나 혹은 스스로 죽은 지사형밖에 없다. 그가 젊었을 때 독립 운동한 것은 독립운동으로 평가하고, 그가 노후에 친일한 것은 친일한대로 평가를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며 설령 오늘 아 땅에 살고 있는 나이 든 사람들 대부분이 친일 했다 하더라도 독립운동은 면면히 이어져 올 수 있다. 세대를 바꾸어 젊은이들이 끝없이 이어지기 때문에 독립운동의 도도한 물결은 이어져간다. 이렇게 역사적 사실을 사실대로 평가해야 한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이러한 역사관을 정립하는데 있어서 우리는 일본하고 일정한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다. 소위 말해서 일본이 보는 당시의 조선과 조선에서 보는 일본은 다르기 때문이다. 일본사람들은 조선을 강점한 시기에 조선에 대해서 좋은 일을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 학교도 없는 곳에 학교를 지워 주고, 다리가 필요한 곳은 다리도 놓아주었고, 철도도 없는데 철도도 놓아주었다고 좋은 관점으로 본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그 시기에 백만 이상의 노동자가 탄광촌에 끌려갔고, 20만 이상의 학도병이 정용으로 끌려갔고, 20만 이상의 여성이 정신대로 끌려갔다며 한국인의 고통을 강조한다.
이런 2가지의 상이한 관점이 있기 때문에 일본은 과거사에 대한 진지한 반성이 없고 한족은 과거문제를 가지고 속 한풀이식으로 대응한다. 또 중국이 고구려, 발해역사를 보는 관점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우리의 고유한 문화 흐름으로 당연히 우리 역사라고 생각하는데, 중국은 현재 중화인민공화국 영토에 있었던 옛날역사는 모두 중국역사의 일부로 본다. 그런 관점에서 고구려도 발해도 중국역사의 일부로 변방사이며 소수민족사라고 본다. 우리는 단일 민족사관으로 보고, 중국은 다민족 사관 입장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 것을 정립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상대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그러면 대결이나 전쟁으로 가지 않고 대화와 토론이 가능하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 역사관도 제대로 정립하지도 못하고 있기 때문에 민족사가 왜곡되어도 정당하게 정당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다른 측면에서는 무조건 화만 내고 주장만 하는 오류를 동시에 범하고 있다.
우리나라 현대사를 살펴보면, 일제로부터 해방되고 남북으로 분단되는 그런 과정에서 민족의 주류세력이 누구였는지에 대한 재평가가 있어야 한다. 바로 남한이 보는 현대사와 북한이 보는 현대사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남한에서 미국은 생명의 은인이지만 북한에서 볼 때 미국은 우리 민족을 분단시키고 풍일을 저해한 철천지 원수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 사에 대한 객관적인 재점토가 있어야 한다. 우리 체제 관점에서만 역사를 볼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상태에서 역사를 보고 남북이 화해와 통일로 나아가는 관점에서 역사를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와 미국과의 관계가 재정립되어야 한다. 미국에 일방적으로 경도되어 있는 우리의 현대사관이 미국에 대한 일정한 자주권을 되찾는 쪽으로 정립되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우리 상고사를 정립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뿌리에 해당되는 문화적 독창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의 문제이고, 또한 근대사를 정립하려고 하는 것은 민족 독립운동사를 정립하여 민족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일본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 의 문제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현대사를 재정립하는 것은 미국으로부터 자주성을 어떻게 확보하고 한미관계를 어떻게 재정립할 것이냐의 문제로서 이런 것들이 바로 주변에 있는 소위 3국과의 관계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우리 민족이 나아갈 길은 첫째, 남북의 화해와 협력이다. 북한 문제를 우리 문제로 보고 적극적으로 한반도를 경영하는 관점에 서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 두 번째, 일본하고 과거에 오랫동안 적대관계에 있었고 아직도 여러 문제가 풀리지 않았지만, 오늘날 세계의 흐름으로 볼 때 이제는 한일 경제공동체로 나아가야 한다. 이제 우리는 과거의 적대감을 뛰어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우리는 피해의식에서 벗어나야 하고, 일본은 과거사에 대해서 진솔한 사죄가 필요하다. 일본 지도자들은 역사적 안목이 없는 것 같다. 일본의 장기적인 경기침체는 단순히 경제적 문제가 아니다. 오늘날 세계적 흐름은 지역공동체로 나아가고 있다. 중화지역공동체, 즉 중국,대만,홍콩,싱가포르,동남아에 있는 화교로 엮은 엄청난 큰 경제공동체이다. 일본은 국가단위로 보면 세계 제2위 경제국이지만, 이런 공동체적인 입장에서 볼 때는 이미 약소권에 속 하기 때문에 비전이 없다. 따라서 일본은 남북간, 통일한국간의 경제공동체를 형성해야 동아시아의 안정을 가져온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거대한 중국경제의 소용돌이에 흡수되어 버릴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면서 우리는 일정한 힘을 가지고 중국과의 경제협력 및 중국과의 우호관계를 맺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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