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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천지

경제의 세계화

오늘의 시대를 세계화시대라고 말하기도 하고 정보화 시대라고 말하기도 한다. 세계화라는 것은 경제적인 관점이 강하다. 국경이 없어지고 모든 것들이 하나로 유통된다. 그래서 국가경제는 점점 해체되어 가고 있다. 결국 세계자본주의 속으로 모든 경제가 종속되어가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고 통합되어 간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경제성장을 조금 연착륙하겠다는 총리의 말 한마디에 한국 주가가 폭락해버리기도 했다. 따라서 국가 경제적인 독립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국민은행은 이름이 국민은행이지 주식의 70%를 외국인이 가지고 있거나, 한국이 자랑하는 삼성전자 주식의 60% 이상을 외국인이 가지고 있다.

정치의 국제화, 지역공동체

두 번째로 정치의 국제화이다. 옛날에는 각각의 나라, 각각의 민족이 독립적으로 서로 경쟁을 했고 국가권력의 행사가 자국에 의해서 이루어졌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요즘 우리가 해외에 파병하는 것도 우리 의사와 상관없이 미국의 의사에 좌우되고, 미국의 정책도 세계여론에 영향을 받고 있다. 민족적 자부심 하나만 가지고 독립적으로 발전하겠다고 했던 쿠바, 북한, 리비아, 이란 등 여러 나라들이 모두 국제적으로 고립되어 발전 속도가 늦어졌다. 이런 데서 오늘날 국제적인 연대가 활성화되면서 지역공동체가 나타나고 있다. 철천지원수인 독일과 프랑스가 연대함으로써 인해서 그것이 유럽공동체의 모태가 되었다. 이런 걸 볼 때 과거의 민족주의적이 관점에서 일본과 적대한다든지, 중국과 적대한다든지, 아니면 최근에 와서 미국을 무조건 배격하는 반미주의 등의 방식, 소위 독립 운동하던 그 시절의 관점으로 오늘을 바라보면 이것은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인간과 인간, 국가와 국가, 민족과 민족이 과거를 뛰어넘어서 서로 연대해 가는 것이 바로 평화를 위해서나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해서 유리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문화의 다양화

세 번째는 문화적 다양성이다. 전에는 자기 종교, 자기 문화, 자기 음식밖에 몰랐다. 그런데 하나의 세계 안에서는 내 종교만이 아니라 다른 종교가 있고, 내 민족만이 아니라 다른 민족이 있고, 내 음식만이 아나라. 다른 민족의 음식이 있고, 온갖 것들이 천 가지 만 가지로 존재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이것은 옳고 저것은 그르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더 이상 어떤 것은 좋다, 나쁘다, 옳다, 그르다고 할 수 없는 것임을 차차 이해해 가고 있다. 다시 말하면 문화의 다양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단일 민족으로, 단일 문화로, 단일 언어로, 어쩌면 단일 종교로 이렇게 몇 세기를 지내왔기 때문에 다양한 인종, 다양한 종교, 다양한 언어, 다양한 생활양식이 한데 어우러지는 것에 대해서 아직 이해가 부족하고 적응이 안 되고 있다. 그래서 제3세계의 여러 노동자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생활하면서 그들의 말을 빌리면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제일 살기 어려운 나라라고 한다.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할 줄 모른다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세계화 시대에 자기 정체성을 놓쳐버리면 결국 우리 민족은 해체되어 버리게 되고, 자기 정체성을 찾는다고 고집하면 세계로부터 고립되어 버릴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우리의 정체성을 가지면서도 이웃과 공동체를 이어나갈 것인가. 여기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어떻게 정체성을 가질 것인가 하는 것이다. 즉 나의 특색, 나의 특징을 어떻게 가질 것인가. 동시에 다른 민족, 다른 종교, 다른 사람의 정체성을 인정하고, 어떻게 그들과 함께 조화를 이룰 것인가. 이것이 바로 이 시대에 있어서 최대의 과제이다. 쉽게 얘기하면 나의 정체성 없이 시류에 편승해 가면 창조성이 없어지고, 자기 정체성을 고집하면 세계로부터 고립되어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여기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확립해 가면서 주변 민족의 정체성도 인정하고 , 그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공동체를 이루어야 하는 것이다. 

열린 민족주의

우리는 국수적 민족주의가 되어서도 안되고 민족의식이 없는 사람들이 되어서도 안된다. 우리는 우리 민족의 역사의식을 분명히 하면서도 다른 민족의 정체성, 역사성을 인정하고 함께 공존해 가는 길을 찾자는 의미에서 새로운 민족주의를 열린 민족주의라고 이름 붙여본다. 폐쇄된 국수주의적인 민족사관이 아니라, 자기 뿌리를 아는 자기 정체성을 회복하는 민족사관, 자기 특징 및 자기 존엄성을 갖는 자기 역사관을 정립하면서 다른 민족과 다른 나라의 역사 또한 존중하고, 가각의 색깔을 가지고 함께 조화를 이루어나가는 역사의식을 가져야 한다. 일본 사람이 오면 일본 따라갔다가 중국 사람이 오면 중국 따라갔다가 하는 식으로 역사의식 없이 살아가면 안 된다. 반대로 앞으로 중국은 해체되어 망할 것이고 일본은 큰 지진으로 태평양 바다에 빠질 것이고 그래서 한국이 세계의 중심이 될 것이다라는 허황된 역사의식을 가져서도 안된다. 역사의식을 열어 포용적인 마인드로 세계를 바라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