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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장르는 스릴러물입니다. 그중에 타임슬립을 소재로 사용했죠. 타임슬립의 시초 격인 영화는 유명한 것이 '프리퀀시'와 '나비효과'가 굉장히 유명했고 국내에서도 이런 종류의 영상이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많지 않은 작품 중에 대표적인 것이 '시그널'이다. 그리고 '나인'이 있다. 이런 영상들의 공통점은 과거와 현재가 연락이 닿을 수 있게 되면서 시작된다는 것이고 오늘 리뷰할 영화 ‘콜’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시간의 서연과 과거 시간의 영숙이 서로 전화 연락을 하게 되면서 영화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다른 시간대의 같은 공간에서 발생되는 사건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타임슬립은 장소를 굳이 공유하지 않더라도 시간변화에 따른 어떤 사건에 치중하다 보니까 장소변화의 연출이 크게 중요하지 않았는데 ‘콜’은 그렇지가 않다. 같은 집에서 발생하는 사건이다 보니까 과거가 달라지면 현재도 달라지고 그 달라진 현재의 상황에 따라서 집의 상태도 달라져야 하는 것입니다. 더욱이 그 장소에는 과거에는 영숙이 현재는 서연이 거주를 하고 있습니다. 인물이 죽었다 살아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입니다. 인물이야 죽으면 안 보여 주면 되는 것이고 주변인물도 모르쇠로 일관하면 간단하게 해결되지만 장소 더군다나 매일 거주를 하고 있는 집이라는 장소를 사건에 따라 변화를 주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를 제작진은 영상 기법으로 해결했습니다. 조건값에 따라서 집의 컨디션을 SF적인 CG와 색채감으로 변화를 준 것이다. 이 부분은 CG의 퀄리티를 논하기는 어렵지만, 아마 이 방법 밖에 없지 않았을까 하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래도 자고 일어났더니 달려져 있는 그런 무책임한 연출 보단 낫겠죠.

영화의 요약

물론 철저히 주관적인 평이고 작품성보다는 대중성에 더욱 친화적인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연성은 언젠가부터 일반인들도 많이 따지는 부분입니다. 사실 매체의 발달로 인해서 눈높이가 높아지다 보니까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흔한 말로 이러면 되나 싶지만 전 이건 좀 애매하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애초에 영화나 드라마가 현실성을 따지기보다는 가상의 소재로 펼쳐지는 이야기니까 상상력을 기반으로 진행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무조건 상상력이 신선하면 괜찮아 이런 것은 아닙니다. 소재는 상상에서 시작되지만 이야기가 전개는 현실성을 지켜야 설득력이 생길 텐데 이것이 부족하면 개연성 논란이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콜의 개연성은 어떠냐. 아쉬운 것이 세 가지가 있습니다.

극의 흐름상 현재에 있는 서연은 과거의 영숙에게 그 어떤 영향도 미칠 수가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당연합니다. 미래에서 제 아무리 노력해 봤자 과거를 바꿀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서연은 최대한의 방법으로 과거의 상황을 바꾸려고 저항을 해보지만 몇 가지 오차들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상황이 바뀌더라도 과거의 영숙은 현재의 영숙과 기억을 공유하는 듯한 장면이 연출됩니다.. 하지만 서연은 그러지 못하죠. 과거에 서연도 겪은 사건을 현재의 서연이 기억을 못 하고 있다 것이 극의 흐름상 필요했겠지만 설득력을 갖기에는 좀 어려웠던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캐릭터의 이중성

영화 초반에 보이는 영숙의 입장은 무리한 설정에 가깝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무당인 심엄마에게서 학대 가까운 처우를 받고 그것을 무기력하게 순응을 하고 있던 영숙은 나이가 어리지 않은 20대 후반입니다. 하지만 보통 아이들이 많이 보이는 모습인 젤리를 뜯어먹고 남겨 두는 모습은 영숙의 정신상태가 불안정하거나 미성숙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같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사건을 계기로 갑자기 영숙의 전투력이 급상승합니다.. 살인도 불사합니다. 무서워하거나 도망쳐야 할 영숙의 초반 설정이 무너진 시기가 됩니다. 게다가 흐름상 연쇄 살인마라고 부를 범죄자가 된 영숙이지만 영숙의 입장에서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사실 그녀는 평생 감금되어 있다가 이제 막 자유를 알기 시작했고 그런 그녀에게는 오히려 세상이 내버려 두질 않는 것처럼 느껴질 테니까요. 한마디로 사이코킬러가 되어 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영숙은 미성숙했다기보다는 정신불안 상태였다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는데 오히려 연속적인 살인마의 모습에서는 미성숙한 어른이 단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일을 저질러 놓은 것처럼 보이는 오류가 발생합니다.

소재의 함정 (개연성)

영화는 내내 두 사람의 전화 연락이 아주 중요한 매개체인데 신기하게도 이 전화 연락은 쌍방향이 아닙니다. 서연은 연락을 하지 않고 모든 연락은 영숙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이것이 이유가 있을까 싶었는데 끝내 이유는 나오지 않습니다. 다만 추측해 볼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서연이 연락을 취할 수 있는 설정이었다면 영숙이 폭주하기 전에 전화로 어떻게든 조치를 취해 보려고 했을 것이고 그러면 영화의 내용이 다소 복잡해질 수 있어서 아예 원천 차단을 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쉬운 것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의외로 놓치기 쉬운 부분들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서연의 의상이라던가 헤어스타일 등은 상황마다 변화를 주면서 흐름의 전환을 명확하게 표현해 냈습니다. 그래서 개연성 점수는 별 다섯 개 중에 세 개를 주고 싶습니다.

연기력

몇몇 리뷰나 댓글들만 봐도 엄청 언급되었는데,, 바로 영숙 역에 전종서는 살벌하고 무섭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배우 전종서는 보이질 않습니다. 그냥 영숙이만 보였습니다. 그리고 영숙이는 확실히 미친년 같습니다. 극 중 서연의 박신혜는 정상인의 범주에서는 참 대단한 상황 대처능력을 보여주고 욕도 찰지게 잘합니다.. 연기력을 굳이 평해보자면 흠잡을 곳은 없었습니다. 캐릭터가 확실한데 살리지 못했다면 연기력이 문제가 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이번 ‘콜’에서의 두 사람은 캐릭터에는 정말 충실했다고 보입니다.. 앞서 말한 대로 과거의 시간대에는 영숙이 여러모로 유리한 입장입니다. 현재에 있는 서연이 끌려가는 스토리는 당연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서연은 할 수 있는 최대한을 발휘합니다. 그게 부자연스럽지도 않습니다. 당연히 극의 긴장감을 위해서 ㄴ대립구도가 되어야 하지만 애초에 대립이 불가능한 시간대의 두 인물이다. 그런 인물들을 흐름에 방해되지 않는 연기력으로 보여줬다면 뭐 된 거 아닌가요. 문제라면 설정상에 캐릭터겠죠. 그래서 연기력에 대한 평점은 별 다섯 개 중에 다섯 개다.

영상미

우리가 보는 것은 텍스트가 아니라 영상입니다. 당연히 스토리의 뒷심을 받쳐주는 것이 영상미라고 생각되는데 사실 이 부분은 평하기가 좀 애매하다. 애초에 영화의 큰 비중은 집을 기준으로 흘러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변화를 주기가 어렵다. 하지만 앞서 말한 대로 영화의 흐름상 집으 벗어나는 연출이 어렵기 때문에 CG나 색감으로 변화를 주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어색하지 않게 변화를 만들어내기가 얼마나 골치가 아팠을까요. 그래서 그 노력에 박수를 오히려 드리고 싶습니다. 이 부분은 별 다섯 개 중에 네 개를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극의 스토리가 신선한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타임슬립의 소재가 그렇기도 하고 현재와 과거의 다른 인물이 사건을 변화시켜 나가는 소재는 이미 많았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좋아한다는 권선징악의 결말은 이미 시청자는 중반부터 예상을 해 볼 수 있는 흐름이기 때문에 작가는 반전을 주려고 했습니다. 이 반전이 갑자기 튀어나온 것은 아닙니다. 이게 대체 무슨 장면이지? 싶었던 복선이 분명히 암시되기 때문에 억지로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이 복선으로 시작된 예견된 반전이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정말 소름 끼칩니다.. 단순히 사이코 같았던 영숙의 치밀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만, 반전이라는 전환점이 영화 안에서 충분한 설명을 하려고 하면 자칫 루즈해질 수 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봤을 때는 더군다나 쿠키 영상처럼 보입니다.. 이 영화를 만약 상영관에서 봤다면 극장을 나오면서 논쟁하기 딱 좋은 그런 영화입니다. 이런 결과를 의도한 것이라면 별 다섯 개 만점에 별 6개 주고 의도한 게 아니라면 별 다섯 개 주에 세 개 줍니다.

총평

영화 ‘콜‘에 총평과 관람평을 해보자면 흥미로운 영화를 보고 싶은 것이면 그냥 보시고, 하지만 현실 고증이나 개연성에 민감하시다면 좀 내려놓고 보셔야 될 것입니다. 캐릭터의 행동에 이유를 찾거나 상황 원인 분석하기를 좋아하신다면 매우 불편할 수 있습니다. 한 줄로 요악하자면 타임슬립에 반전을 더했더니 “한 번 보고는 이해가 안된다”입니다. 여기까지 영화 ’ 콜‘ 의 저의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