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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존재의 실재를 알기 위해서
우리 존재의 실재를 알기 위해서는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아야 합니다. 하나는 공간적인 관찰입니다. 나와 연관 맺고 있는 주변 관계를 살펴보는 것으로 사회적 관계라고도 말합니다. 다른 하나는 시간적 관찰입니다. 오늘 내가 있기 위해 어제가 있고, 어제가 있기 위해 그제가 있습니다. 이렇게 거슬러 올라가 보면 내 어린 시절이 있습니다. 결국 내가 있기 위해 부모가 있고, 부모가 있기 위해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하나하나 밟아 보는 것을 역사적 관계라고 도 말합니다. 이처럼 현재 내 존재의 실재를 알기 위해서는 시간적인 관찰과 공간적인 관찰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즉, 사회적, 역사적 관계를 고찰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현실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주변 4강의 관계와 더 나아가서 지구상에 있는 180여 개 나라와의 관계를 알아야 합니다. 왜냐 하면 그 속에서 우리나라의 운명이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오늘 우리나라가 처한 현실을 바로 알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관계뿐만 아니라 역사적인 관찰도 필요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나라 역사를 고대로부터 1945년 민족해방의 시기까지 간략하게 정리해 봅니다.
천손의 나라 고조선에서 조선에 이르기까지
옛날 사람들은 해를 숭상하는 부족도 있고 달을 숭상하는 부족도 있고 호랑이를 숭상하는 부족도 있고 곰을 숭상하는 부족도 있었습니다. 각 부족은 나름대로 어떤 대상을 신으로 섬겼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이 땅에 남겨져 있는 많은 유물의 흔적으로도 알 수 있으며 여러 부족들이 제각기의 신을 섬기며 살았던 것으로 짐작됩니다. 문화의 속성은 선진문화가 들어오면 거기에 동화됩니다. 그런 과정에서 씨족이 부족으로, 부족이 민족으로 발전해 갑니다. 그리하여 어떤 부족이든 그 안에 중심 씨족이 있고 어떤 민족이든 그 안에 중심 부족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것은 고구려나 신라를 살펴봐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고구려는 다섯 개의 씨족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처음에는 소노부가 중심이었고 나중에는 계루부가 중심이었습니다. 신라 역시 육부 촌장(여섯 개의 씨족이 모여 하나의 부족을 만들어 간다)에 의한 화백제였으나 외부에서 이주해 온 박, 석, 김씨족의 성골이 중심을 이루었고 진덕 여화 이후에는 진골이 권력의 중심을 형성합니다. 이렇세 수많은 씨족, 부족의 다양한 문화의 물줄기가 합류하여 흘러가는 과정에서 민족이 형성되었습니다. 이 민족의 형성기에 우리 민족의 시원에 해당하는 부족은 하늘을 섬기는 천손 의식이 있었습니다. 이 부족이 어디에서 이동해 왔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선진문명을 지닌 기마민족으로 시베리아 지역 바이칼호 부근에서 동남진해와 요하 상류 지역에 문명을 꽃피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황하를 중심으로 영역을 확대해 간 한족과는 완전히 시원을 달리합니다. 한족이 차이나 티베트어 계열인 반면 우리 민족은 우랄 알타이어 계열입니다. 결국 이 천손 부족이 만주지역과 한반도 쪽으로 이동해 오면서 구전의 역사가 형성됩니다. 문자가 없던 시대에 구전이야말로 가장 정확한 역사적 사실인데도 우리는 신화라 해서 그 중요성을 간과해 왔습니다.
천손은 하늘의 자손
천은 한 님(하느님, 환인)이고 그 하늘을 섬기는 자손의 우두머리 칭호가 환웅입니다. 여기서 좀 더 설화를 의미 있게 해석해 보면 천손 가운데 한 일파가 그 본류에서 떨어져 이동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 하면 환웅은 ㄴ환인의 아들인데 환웅은 환인의 허락을 받아 이 땅에 내려와서 이른바 신시를 건설합니다. 이 장면을 우리가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선진문화를 지닌 천손 가운데 한 무리가 그 본류에서 떨어져 이동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이미 이 땅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각각 부족과 씨족을 이루어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들 이주민의 선진문화가 들어오면서 이주민이 중심이 된 새로운 국가를 건설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신시입니다. 천부인이란 하늘의 자손임을 증명하는 세 가지 징표를 말합니다. 청동 거울과 청동 칼, 그리고 청동 방울입니다. 태백산에 올가서 환인 하느님과 환웅 천왕과 단군왕검의 삼신님께 제사를 지낼 때 제주는 반드시 청동 거울, 청동 칼, 청동 방울을 가지고 지냅니다. 청동으로 만든 거울, 칼, 방울은 천손의 징표였습니다. 또 비와 구름과 바람을 다스리는 신과 그 외에 많은 씨앗을 갖고 왔다는 것은 토착세력보다 훨씬 더 높은 문명을 지니고 이동해 왔다는 증거입니다. 일반적으로 선진문명의 부족들이 토착 부족들을 정복하고 지배하는 데 반해, 이 천손부족은 토착세력을 무력으로 정복한 것이 아니라 포용하고 융합시켜 나간 것 같습니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함을 건국이념으로 삼은 환웅의 배달나라는 1565여 년 동안이나 계속됩니다. 그리고 천손과 토착 세력 간의 혼혈이 생겨나고 결국은 토착민을 어머니로 한 단군이 즉위하여 고조선나라를 건설합니다. 즉, 웅족 처녀와 결혼해서 그 사이에서 낳은 자식이 왕위를 계승합니다. 그렇게 해서 이 땅에 이미 살고 있던 토착세력과 조화를 이루면서 새로운 문화가 형성됩니다. 이때부터 왕의 창호도 단군으로 바뀝니다. 다음 글에 고조선의 역사의 시작부터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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