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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컨테이젼

오늘도 우리나라에서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1만 명이 훌쩍 넘고 일일 사망자가 20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는 이 전염병이 발병한 이래로 현재까지 6억 7천만 명이 확진되었고 686만 명이 사망했습니다. 3년 동안 계속되는 감염 공포는 아직도 여전히 진행 중인데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이젠 감기와도 같은 잠깐 지나가는 바이러스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최근에 알게 된 영화 중에 코로나를 정확하게 예언한 영화가 있다고 해서 넷플릭스를 열었습니다.

스티븐 소더버그의 소름 돋는 예견

영화 컨테이젼은 코로나가 발생한 시점으로부터 8년 전에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영화가 지금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주목을 받는 이유는 작금의 상황을 정확하게 묘사했기 때문입니다. 마치 미래를 갔다 온 사람이 시나리오를 만든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입니다. 감독은 어떻게 이런 시나리오를 만들어 냈는가? 아니면 지금 팬데믹은 이 시나리오를 기초로 구성된 음모인 것인가? 이런 소름 돋는 영화를 보고 나면 내가 사는 이 세상은 누군가의 시나리오에 의해 돌아가는 다 만들어진 가상의 세상인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2019년 12월쯤이었던 것같습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는 그때 당시는 코로나라고 부르지 않았고 우한 폐렴이라고 불렀습니다. 우한폐럼은 당시 감염경로가 박쥐를 통해 인간에게 전파된다고 했었습니다. 이영화가 소름 돋는 부분 중에 하나가 이 대목입니다. 8년 전에 만들어진 영화에서도 박쥐를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전 세계 2천5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갑니다. 사망자 수로 보면 영화와 현재 집계 상황과 차이가 1천8백만 명 정도 되는데, 이 격차가 줄어들 때까지 코로나가 계속된다고 상상하니 끔찍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특이한 점은 굉장히 유명한 배우들이 많이 등장하지만 그 등장인물들의 유명세는 내용의 몰입도에 묻혀서 누가 나오는지 기억이 안 난다는 것입니다. 오직 스토리만 기억날 뿐. 그만큼 코로나에 시달리고 있는 현시대상황과 싱크로율이 높아서 몰입도가 뛰어나다는 방증이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래서 뒤늦게 감독/출연진 등 정보를 찾아보았습니다. 감독도 아주 유명한 분이었습니다.. 오션스일레븐 시리즈를 감독한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오랑테스 박사 역에 프랑스 배우인 마리옹 꼬띠아르, 엠호프 역에는 설명이 필요 없는 배우 맷 데이먼, 치버 박스역에는 매트릭스의 모피어스로 유명했던 로렌스 피시번, 영국의 국민배우 주드로,아내 베쓰역에 기네스 팰트로, 미어스 박스 역에 케이트 윈슬렛이 주연급으로 등장합니다. 누구 하나 단독으로써 주연급이 아닌 배우가 없습니다. 특히 영화가 전 세계를 배경으로 했기 때문에 출연 배우들도 미국, 프랑스, 영국 등 각 나라를 대표하는 배우들을 캐스팅한 것 같습니다.

컨테이젼과 코로나

영화는 홍콩에서 발생한 바이러스가 영국, 미국, 일본으로 전파되면서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아직 전염병의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을 때 온갖 가십거리와 괴담 블로그를 운영하던 앨런 크림위드(주드 로)는 전염병으로 쓰러진 일본인의 영상을 세계 최초로 업로드합니다. 이날부터 퍼지기 시작한 바이러스는 전 세계에 퍼져나갑니다. 앨런은 이로 인해 굉장한 유명세를 탑니다. 그는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해 이때가 큰돈을 벌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개나리액으로 전염병 치료제를 만들었다는 가짜 정보를 흘려 전 세계에 개나리액 품귀현상까지 발생합니다. 마치 코로나 시대 초창기일 때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반나절을 줄 서서 한 장 두 장 구했던 거와 비슷한 현상입니다. 영화에서는 전염병이 사회시스템을 붕괴시키는 상황까지 갑니다. 사람들은 결국 전염병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폭동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와 비교해서 다소 극단적인 면이 있긴 합니다. 이는 영화적인 재미를 위해서 현실 세계와 동떨어진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부분에서 현재와 닮아 있습니다. 보통 미래를 예견한 영화들을 보면 관객들로 하여금 ’그럴 수도 있겠다 ‘내지는 ’먼 미래에 저런 일이 일어나 수 있을 것이다 ‘라는공감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작품들은 많았습니다. 하지만 영화 컨테이젼은 지금 발생된 전염병을 많은 부분 정확하게 예견한 영화이기 때문에 감탄을 금치 못하게 됩니다. 영화 장면 중에 바이러스 백신이 나와서 사람들에게 주사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주사 부위가 팔이나 엉덩이가 아닌 코에 주사하는 설정도 지금 코로나 확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코에 면봉을 찔러 넣는 PCR검사와 너무도 흡사합니다. 감독은 도대체 이런 디테일한 예견까지 어떻게 알았던 것일까요? 감독은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를 다녀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영화를 보면 볼수록 들 수밖에 없습니다. 아니면 우리가 과거에 살고 있는 것일 수도 있고요. 결국 영화는 백신이 공급되고 세상은 치유될 것이라는 여운을 남기면서 씁쓸한 해피엔딩으로 끝이 납니다. 전염병이 많은 사상자를 냈고 사회 시스템에 엄청난 대미지를주었기에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살고 있는 관객들은 씁쓸한 해피엔딩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난 후가 더 두려워지는 이유

영화 컨테이젼은 개봉 당시 우리나라에서만 22만의 관객만 관람했던 소위 망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9년이 지난 2020년, 2021년에 넷플릭스 같은 OTT서비스들을 집계한 박스오피스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대박이 난 영화가 되었습니다. 과거에 영화가 시대를 잘 못 타고나서 망한 것일까요? 제작사를 비롯해 감독과 출연 배우들은 코로나시대에 대박이난 이 영화를 보며 뒤늦게 축포를 터트리고 있을까요? 이런 생각들을 하니 만감이 교차하면서 약간 두려워집니다. 전염병으로 인해 또는 자연재해로 지구가 멸망하는 과거의 영화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현상들이 곧 현실이 될까 봐 더더욱 두려워지는 하루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오늘을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 해야 되겠지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